고유정 변호사와 김앤장의 차이점
고유정 씨 변호사가 비난받습니다
변호인의 변호에 법정에서도 온라인에서도
야유가 넘칩니다 돈 때문에 악마를 변호한다며
2011년 노르웨이 우토야섬에서 한 인종주의자가
77명을 총기 난사로 살해한 테러 사건 당시
범인은 한 진보적 변호사를 지목하는 데
그 변호사는 결국 변호를 맡죠
그도 대중의 비난을 받습니다 왜 악마를 변호하냐며
그 변호 과정에서 겪은 자신의 내적 갈등 때문에
나중에 책까지 쓰죠
자신도 무척 괴로웠던 겁니다
변호사로서 직업윤리가 그렇게 보편 규범과
극적으로 충돌할 때
내적 갈등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나치를 변호하게 된 유대인 변호사가
재판을 일부러 망친다
잘한 일인가요 아닌가요
가족 살해범을 치료하던 의사가
일부러 범인을 죽게 만든다
박수를 칠까요 말까요
고유정 씨 변호인은 법적 테두리 내에서
최선의 변호를 할 의무가 있죠
고유정 씨도 최선의 변호를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동시에 이 정도 사건쯤 되면
변호사가 겪는 고충도
자신의 선택에 따른 피할 수 없는 비용입니다
이 정도 사건이면 변호사 직업윤리 운운하며
대중을 훈계하는 것도 선비질이죠
이런 사건에 교과서만 읽어 주는 게
무슨 소용입니까
선을 넘지만 않는다면 이런 소란은
자연스러운 겁니다
오히려 이런 사건이 있을 때마다 떠올릴 곳은
일본 전범 기업을 변호한
김앤장 법률사무소 같은 곳입니다
식민 치하에서 강제징용 당했던 힘없는 개인들이
자신의 자연인으로서의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닫고
그 억울함을 풀고자 하는데
그런 개인들과 상대도 되지 않을 재력을 가진
전범 기업들을 변호하기 위해
대법원장과 정부를 상대로 부정한 로비를 하며
김앤장은 과연 내적 갈등을 겪긴 했을까
저는 항상 그게 궁금합니다 괴롭긴 했냐고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